가족 중 누군가 으슬으슬 춥고 피부에 붉은 반점이 돋아났나요? 왠지 모를 통증까지 호소한다면 ‘혹시 대상포진?’ 하는 걱정이 앞설 겁니다. 그런데 걱정은 여기서 그치지 않죠. “이거 혹시 나한테, 우리 아이한테 옮는 거 아냐?” 하는 불안감이 엄습합니다. 실제로 많은 분이 대상포진의 전염성에 대해 잘못 알고 있거나, 전염된다는 사실 자체를 모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나와 소중한 가족을 지키기 위해 대상포진 전염에 대한 오해를 풀고 진실을 마주할 시간입니다.
대상포진 전염, 핵심만 콕콕
- 대상포진 자체는 전염되지 않지만, 수두를 앓은 적 없는 사람에게 ‘수두’를 전염시킬 수 있습니다.
- 환자의 물집(수포)에서 나오는 진물이 주된 전염 경로이며, 공기나 비말로는 거의 전파되지 않습니다.
- 피부 발진 후 72시간 내 항바이러스제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합병증 예방의 ‘골든타임’입니다.
대상포진 전염, 오해와 진실 팩트체크
대상포진 전염에 대한 가장 큰 오해는 ‘대상포진이 대상포진으로 전염된다’는 생각입니다. 하지만 이는 사실과 다릅니다. 대상포진 환자는 다른 사람에게 대상포진을 직접 옮기지 않습니다. 대신, 수두-대상포진 바이러스(Varicella-zoster virus, VZV)를 전파하여, 과거 수두를 앓았거나 예방접종을 하지 않은 사람에게 ‘수두’를 유발할 수 있습니다.
대상포진과 수두, 뿌리는 같은 한 형제
대상포진과 수두는 ‘수두-대상포진 바이러스’라는 동일한 바이러스가 원인입니다. 어릴 때 이 바이러스에 처음 감염되면 수두를 앓게 됩니다. 수두가 나은 후에도 바이러스는 몸에서 완전히 사라지지 않고, 척수 신경절에 잠복 상태로 남아있게 됩니다. 그러다 과로, 스트레스, 노화 등으로 면역력이 약해지면 잠자던 바이러스가 재활성화되어 신경을 따라 피부에 염증과 물집을 일으키는데, 이것이 바로 대상포진입니다. 즉, 대상포진은 과거 내 몸에 들어왔던 바이러스가 다시 활동을 시작하는 ‘재발’의 개념이지, 외부에서 새로운 바이러스가 침투하는 것이 아닙니다.
누구에게, 어떻게 전염될까? 전염 경로 파헤치기
대상포진의 전염성은 수두만큼 강하지는 않습니다. 주된 전염 경로는 환자의 피부에 생긴 물집(수포)이 터지면서 나오는 진물과의 직접적인 접촉입니다. 이 진물 안에 살아있는 수두-대상포진 바이러스가 다량 포함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수건, 침구, 의류 등을 환자와 함께 사용하는 것은 피해야 합니다.
다행히 공기나 기침, 재채기 등을 통한 비말 감염의 위험은 매우 낮습니다. 하지만 면역력이 매우 저하된 환자의 경우 드물게 공기를 통해 전파될 가능성도 제기되므로 주의가 필요합니다. 특히 아래와 같은 고위험군에 속하는 사람들은 환자와의 접촉을 피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 수두를 앓은 적 없거나, 수두 예방접종을 하지 않은 사람
- 면역력이 약한 신생아, 아기, 어린이
- 임산부 (임신 초기 감염 시 태아에게 영향을 줄 수 있음)
- 항암치료를 받거나 면역억제제를 복용 중인 환자
- 면역력이 저하된 노인
| 전염 경로 | 가능성 | 설명 |
|---|---|---|
| 수포 진물 접촉 | 높음 | 환자의 물집이 터진 후 나오는 진물에 바이러스가 포함되어 있어, 직접 닿으면 전염될 수 있습니다. |
| 오염된 물건 접촉 | 보통 | 환자가 사용한 수건, 옷, 침구 등에 진물이 묻었을 경우, 이를 통해 전파될 수 있습니다. |
| 공기/비말 전파 | 매우 낮음 | 일반적으로 공기를 통한 전염은 거의 없지만, 면역저하자의 경우 예외적인 상황이 있을 수 있습니다. |
치료 골든타임 72시간, 전염과 무슨 관계일까?
흔히 대상포진 치료의 ‘골든타임’이 72시간이라고 말합니다. 이는 피부 발진이 나타난 후 72시간 이내에 항바이러스제 치료를 시작해야 통증을 줄이고, 병의 진행 기간을 단축하며, ‘대상포진 후 신경통’과 같은 심각한 합병증의 발생 위험을 크게 낮출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 골든타임이 직접적으로 전염성을 즉시 차단하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치료를 빨리 시작할수록 바이러스의 증식이 억제되어 수포가 빨리 마르고 딱지가 생기게 됩니다. 전염력은 모든 물집에 딱지가 앉으면 사라지므로, 빠른 치료는 결과적으로 전염 가능 기간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됩니다.
전염력이 사라지는 시점과 격리 기간
대상포진의 전염성은 피부에 물집이 잡혀있는 동안에만 존재합니다. 이 물집이 모두 마르고 딱지가 앉으면 더 이상 바이러스를 전파하지 않습니다. 보통 발진 발생 후 약 7~10일 정도가 지나면 딱지가 형성됩니다. 따라서 이 기간 동안에는 다른 사람, 특히 고위험군과의 접촉을 피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엄격한 의미의 격리가 필수는 아니지만, 발진 부위를 옷이나 붕대로 완전히 가려 진물이 외부로 노출되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특히 아이를 돌보는 조부모나 어린이집, 학교 등 단체 생활을 하는 경우라면 더욱 각별한 주의가 필요합니다.
우리 가족을 지키는 대상포진 예방 및 생활 수칙
가족 중 대상포진 환자가 발생했다면, 추가적인 전파를 막기 위한 위생 관리가 매우 중요합니다. 환자 간호 시에는 다음과 같은 생활 수칙을 꼭 지켜주세요.
가족 간 감염 예방을 위한 행동 요령
- 손 씻기: 환자 또는 환자가 사용한 물건을 만진 후에는 반드시 비누와 물로 손을 깨끗하게 씻어야 합니다.
- 개인 물품 분리 사용: 수건, 침구, 의류, 식기 등은 반드시 따로 사용하고, 세탁도 분리해서 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 접촉 피하기: 환부를 직접 만지거나 긁지 않도록 주의하고, 불필요한 신체 접촉을 최소화합니다.
- 소독 및 환기: 환자가 머무는 공간은 자주 환기하고, 손이 자주 닿는 곳은 소독해주는 것이 좋습니다.
최고의 예방책, 예방접종
대상포진을 예방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예방접종입니다. 대상포진 백신은 바이러스의 재활성화를 막아 발병 위험을 크게 낮춰주고, 만약 걸리더라도 증상을 약하게 하고 대상포진 후 신경통과 같은 합병증 발생률을 줄여줍니다. 50세 이상 성인에게는 대상포진 예방접종이 권장됩니다. 또한, 아이들에게는 수두 예방접종을 통해 수두-대상포진 바이러스의 첫 감염을 막는 것이 장기적으로 대상포진을 예방하는 길이 됩니다. 예방접종에 대한 자세한 정보는 피부과나 감염내과, 가정의학과 전문의와 상담하는 것이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