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옷깃만 스쳐도 소름 끼치게 아파요”, “바늘로 찌르는 듯한 통증이 갑자기 시작됐어요.” 혹시 이런 증상으로 대상포진을 의심하고 계신가요? 피부에 물집이 생기니 당연히 피부과를 가야 한다고 생각하셨다면, 어쩌면 더 심각한 후유증을 막을 골든타임을 놓치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대상포진은 단순한 피부 질환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대상포진 핵심 요약
- 대상포진은 초기 ‘골든타임’ 72시간 내에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며, 증상에 따라 피부과, 통증의학과, 내과 등 적절한 진료과를 선택해야 합니다.
- 단순 피부 발진을 넘어 안면마비, 시력 또는 청력 저하, 극심한 신경통과 같은 증상이 나타난다면 즉시 신경과 진료가 필요합니다.
- ‘대상포진 후 신경통’과 같은 심각한 합병증을 예방하려면, 초기부터 신경 손상을 줄이는 치료와 함께 예방접종을 고려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방법입니다.
대상포진, 어떤 병원에 가야 할까요
대상포진은 어릴 적 앓았던 수두의 원인인 ‘수두-대상포진 바이러스’가 몸속 신경절에 잠복해 있다가 면역력이 떨어졌을 때 다시 활성화되어 발생하는 질환입니다. 바이러스가 신경을 따라 이동하며 염증을 일으키기 때문에 피부 발진과 함께 극심한 통증이 동반되는 것이 특징입니다. 초기에는 감기 몸살처럼 오한, 발열, 권태감이 나타나다가 특정 부위에 타는 듯한 통증, 가려움, 감각이상이 먼저 생기고 며칠 뒤 띠 모양의 붉은 발진과 물집(수포)이 나타납니다. 이처럼 증상이 복합적이다 보니 어떤 진료과를 찾아야 할지 혼란스러울 수 있습니다.
| 주요 증상 | 추천 진료과 | 치료 특징 |
|---|---|---|
| 피부 발진, 물집, 수포 | 피부과 | 피부 병변을 정확히 진단하고 항바이러스제를 처방하여 바이러스 확산을 막습니다. |
| 옷깃만 스쳐도 아픈 극심한 통증 | 통증의학과 (마취통증의학과) | 신경차단술과 같은 시술로 급성 통증을 조절하고, 대상포진 후 신경통 예방에 집중합니다. |
| 발열, 두통 등 전신 증상 동반 | 내과, 가정의학과 | 전반적인 건강 상태를 확인하며 초기 진단 및 기본적인 약물 처방을 합니다. |
진료과 선택, 왜 중요할까
대상포진 치료의 핵심은 ‘골든타임’으로 불리는 72시간입니다. 피부 발진이 나타난 후 72시간 안에 항바이러스제 투여를 시작해야 바이러스의 증식을 효과적으로 억제하고 신경 손상을 최소화하여 합병증 위험을 줄일 수 있습니다. 따라서 초기에는 피부과나 내과, 통증의학과 등 접근하기 쉬운 병원을 방문하여 신속하게 진단을 받는 것이 중요합니다.
신경과 방문이 시급한 특별한 대상포진 증상 4가지
대부분의 대상포진은 앞서 언급한 진료과에서 치료가 가능하지만, 특정 부위에 발생하거나 심각한 증상을 동반할 경우 반드시 신경과 전문의의 진료가 필요합니다. 신경계 자체에 대한 깊은 이해를 바탕으로 정확한 진단과 치료가 이루어져야 치명적인 후유증을 막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첫째, 얼굴이나 머리에 나타난 대상포진
대상포진 바이러스가 얼굴, 눈, 귀, 두피 주변의 신경을 침범하면 매우 위험할 수 있습니다. 특히 눈 주변에 대상포진이 생기면 각막염, 녹내장, 포도막염 등을 유발하여 시력 손실, 심하면 실명에 이를 수 있으므로 즉시 안과 및 신경과 협진이 필요합니다. 또한 귀 주변에 발생하면 안면마비, 청력 저하, 이명, 어지럼증을 동반하는 ‘람세이헌트 증후군’으로 이어질 수 있어 이비인후과와 신경과의 빠른 진단이 중요합니다.
둘째, 참을 수 없는 극심한 통증과 감각이상
유독 통증이 극심하고 “칼로 찌르는 듯한”, “타는 듯한”, “화끈거리는” 느낌과 같은 신경병증성 통증이 심하다면 신경 손상이 심각하다는 신호일 수 있습니다. 이러한 통증은 삶의 질을 현저히 떨어뜨리고 우울증, 불면증을 유발하며, 가장 고통스러운 합병증인 ‘대상포진 후 신경통’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신경과에서는 신경 손상 정도를 파악하고 통증 조절을 위한 항경련제, 항우울제 등 전문적인 약물치료를 통해 만성 통증으로의 이행을 막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셋째, 팔다리 위약감이나 마비 증상
드물지만 대상포진 바이러스가 운동신경을 침범하면 팔이나 다리에 힘이 빠지거나 마비되는 증상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피부 발진이 나타난 부위 주변의 근육이 약해지는 것인데, 이를 단순한 근육통으로 오인해서는 안 됩니다. 이는 바이러스가 신경계에 직접적인 손상을 주고 있다는 의미이므로, 즉시 신경과를 방문하여 정확한 진단과 재활의학과 협진을 포함한 치료 계획을 세워야 합니다.
넷째, 극심한 두통, 어지럼증, 의식 변화
만약 대상포진과 함께 참기 힘든 두통이나 구토, 고열, 어지럼증이 동반되거나 말이 어눌해지고 의식이 흐려지는 증상이 나타난다면 이는 응급상황일 수 있습니다. 바이러스가 뇌나 뇌척수막까지 침범하여 뇌수막염이나 뇌염과 같은 심각한 중추신경계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런 경우에는 지체 없이 대학병원이나 종합병원 응급실을 찾아 신경과 진료를 받아야 합니다.
재발과 합병증 예방, 최선은 예방접종
대상포진은 면역력이 약해지면 언제든 재발할 수 있으며, 특히 50대 이상의 중장년층이나 당뇨, 암 등 만성질환자에게 발병 위험이 높습니다. 대상포진을 예방하고, 만약 걸리더라도 가볍게 앓고 지나가며 대상포진 후 신경통과 같은 합병증의 발생 위험을 크게 줄이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예방접종입니다.
대상포진 백신 종류 비교
| 백신 종류 | 특징 | 예방 효과 (50대 이상) | 접종 횟수 |
|---|---|---|---|
| 싱그릭스 (Shingrix) | 사백신 (재조합 백신) | 90% 이상 | 2회 |
| 조스타박스 (Zostavax) | 생백신 | 약 50~70% | 1회 |
최근에는 더 높은 예방 효과를 보이는 사백신인 싱그릭스가 많이 권장되고 있습니다. 어떤 백신이 적합할지는 전문의와 상담하여 결정하는 것이 좋습니다. 스트레스와 과로를 피하고 충분한 휴식을 통해 면역력을 관리하는 것도 대상포진 예방에 중요한 요소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