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역글로불린 G4, 높아도 증상 없는 경우는? 3가지 가능성



면역글로불린 G4, 높아도 증상 없는 3가지 놀라운 가능성

  • 혈청 IgG4 수치 상승이 반드시 IgG4 관련 질환을 의미하는 것은 아닙니다.
  • 증상 없는 수치 상승은 다른 자가면역질환이나 특정 유형의 종양과 관련될 수 있습니다.
  • 정확한 진단을 위해서는 조직검사를 포함한 종합적인 검토가 필수적입니다.

면역글로불린 G4, 정체는 무엇일까?

우리 몸의 면역 체계는 외부의 침입자로부터 우리를 보호하는 정교한 방어 시스템입니다. 이 시스템의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것 중 하나가 바로 ‘항체’ 또는 ‘면역글로불린’입니다. 면역글로불린에는 여러 종류가 있는데, 그중 면역글로불린 G(IgG)는 혈액에서 가장 풍부한 항체입니다. IgG는 다시 네 가지 아형(IgG1, IgG2, IgG3, IgG4)으로 나뉘는데, 오늘 우리가 주목할 것은 바로 면역글로불린 G4, 즉 IgG4입니다.

IgG4는 전체 IgG의 약 5% 미만을 차지하는 소수 그룹이지만, 최근 의학계에서 뜨거운 감자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그 이유는 ‘IgG4 관련 질환(IgG4-related disease)’이라는 새로운 개념의 질병군이 발견되었기 때문입니다. 이 질환은 혈액 내 IgG4 수치가 높아지면서 췌장, 담관, 침샘, 눈물샘 등 여러 장기에 염증과 섬유화가 발생하는 것이 특징입니다. 마치 우리 몸의 군대(면역 체계)가 아군과 적군을 구분하지 못하고 스스로를 공격하는 자가면역질환과 유사한 모습을 보입니다.



혈청 IgG4 수치가 높으면 무조건 병일까?

건강검진 결과, 혈청 IgG4 수치가 정상 수치보다 높다는 이야기를 들으면 덜컥 겁이 날 수 있습니다. 혹시 나도 희귀질환이라는 IgG4 관련 질환은 아닐까? 하는 불안감에 휩싸이게 되죠. 하지만 결론부터 말하자면, IgG4 수치가 높다고 해서 모두 IgG4 관련 질환으로 진단되는 것은 아닙니다. 증상 없이 수치만 높은 경우는 생각보다 흔하며, 여기에는 몇 가지 가능성이 존재합니다.



증상 없이 IgG4 수치만 높은 경우, 3가지 가능성

첫째, 아직 발현되지 않은 IgG4 관련 질환의 초기 신호

가장 먼저 생각해 볼 수 있는 가능성은 IgG4 관련 질환이 아직 본격적으로 모습을 드러내지 않은 초기 단계일 수 있다는 점입니다. IgG4 관련 질환은 서서히 진행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초기에는 뚜렷한 증상 없이 혈액 검사에서만 이상 소견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피로감이나 경미한 체중 감소 외에는 특별한 불편함을 느끼지 못할 수 있습니다.

이 경우, 당장 치료를 시작하기보다는 정기적인 추적 관찰이 중요합니다. 의사는 영상 검사(CT, MRI)나 추가적인 혈액 검사를 통해 특정 장기의 침범 여부를 확인하고, 질병의 진행 속도를 파악하게 됩니다. 만약 췌장, 담관, 침샘, 눈물샘, 신장, 폐 등 주요 장기에 염증이나 종괴(덩어리) 소견이 보인다면, 확진을 위해 조직검사(생검)를 시행할 수도 있습니다.



IgG4 관련 질환이 주로 침범하는 장기 나타날 수 있는 증상
췌장 (자가면역 췌장염) 복통, 황달, 체중 감소, 당뇨병
담관 (경화성 담관염) 황달, 가려움증, 피로감
침샘/눈물샘 (미쿨리츠병) 침샘 및 눈물샘 부종, 안구 건조, 구강 건조
후복막/대동맥 허리 통증, 다리 부종

둘째, 다른 질환의 영향으로 인한 이차적인 증가

IgG4 수치는 IgG4 관련 질환이 아니더라도 다른 여러 가지 질환에 의해 영향을 받아 상승할 수 있습니다. 즉, 다른 질병이 원인이 되어 이차적으로 IgG4 수치가 높아지는 것입니다. 이는 감별 진단 과정에서 매우 중요한 부분입니다.

예를 들어, 쇼그렌 증후군, 루푸스, 류마티스 관절염과 같은 다른 자가면역질환 환자 일부에서도 IgG4 수치가 높게 나타날 수 있습니다. 또한, 특정 유형의 림프종이나 암과 같은 악성 종양, 심지어는 음식 알레르기, 특히 지연성 알레르기와 관련하여 IgG4가 증가했다는 보고도 있습니다. 따라서 전문의는 환자의 증상, 병력, 다른 검사 결과를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IgG4 수치 상승의 진짜 원인을 찾아내야 합니다.



  • 다른 자가면역질환 쇼그렌 증후군, 루푸스 등
  • 악성 종양 림프종, 특정 암
  • 알레르기 질환 음식 알레르기 등
  • 감염성 질환 일부 만성 감염

이처럼 다양한 가능성이 존재하기 때문에, 단순히 혈청 IgG4 수치 하나만으로 성급하게 판단하는 것은 금물입니다. 정확한 진단을 통해 불필요한 걱정을 덜고, 혹시 모를 다른 질환을 조기에 발견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셋째, 특별한 의미 없는 일시적인 변동

마지막으로, 아무런 질병 없이도 IgG4 수치가 일시적으로 높게 측정될 수 있습니다. 우리 몸의 면역 체계는 매우 복잡하고 역동적이어서, 컨디션이나 외부 환경 등 다양한 요인에 의해 항체 수치가 변동할 수 있습니다. 특별한 원인 없이 정상인에서도 IgG4 수치가 기준치보다 약간 높게 나타나는 경우가 드물지 않게 발견됩니다.

이런 경우에는 정기적인 검사를 통해 수치의 변화 추이를 지켜보는 것만으로 충분할 수 있습니다. 만약 수치가 지속적으로 상승하거나, 이전에 없던 새로운 증상이 나타난다면 그때 다시 정밀 검사를 고려해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경우, 수치는 다시 정상 범위로 돌아오거나 약간 높은 상태를 유지하더라도 아무런 문제를 일으키지 않습니다.



정확한 진단과 치료를 향한 여정

만약 혈청 IgG4 수치가 높게 나왔다면, 가장 중요한 것은 정확한 진단입니다. 앞서 언급했듯이, 수치 상승의 원인은 매우 다양하기 때문입니다. 진단 과정은 보통 다음과 같은 단계로 이루어집니다.

종합적인 문진과 신체 검진

의사는 환자가 느끼는 증상, 과거 병력, 가족력 등을 자세히 묻고 신체 각 부위를 세심하게 진찰합니다. 특히 췌장, 담관, 침샘, 눈물샘, 림프절 등 IgG4 관련 질환이 잘 생기는 부위의 부종이나 통증 여부를 확인합니다.

혈액 검사와 영상 검사

혈청 IgG4 수치 검사와 함께 염증 수치, 다른 종류의 면역글로불린(IgE 등) 수치, 각 장기의 기능(간 기능, 신장 기능 등)을 평가하기 위한 종합적인 혈액 검사를 시행합니다. 또한, CT나 MRI와 같은 영상 검사를 통해 장기의 형태학적 변화, 예를 들어 췌장이 소시지처럼 붓거나 특정 부위에 종괴가 형성되지는 않았는지 등을 확인합니다.



최종 확진의 열쇠, 조직검사

IgG4 관련 질환의 확진에는 조직검사가 결정적인 역할을 합니다. 의심되는 부위의 조직을 일부 떼어내 현미경으로 관찰하는 검사입니다. 조직검사에서 특징적인 소견, 즉 다수의 형질세포와 림프구, 특히 IgG4를 만드는 형질세포가 많이 보이고, 소용돌이 모양의 섬유화, 폐쇄성 정맥염 등이 관찰되면 IgG4 관련 질환으로 확진할 수 있습니다. 이는 악성 림프종이나 암과 같은 다른 심각한 질환을 감별하는 데에도 매우 중요합니다.

치료는 어떻게 진행될까?

IgG4 관련 질환으로 진단되면, 치료 목표는 장기의 염증을 가라앉히고 섬유화를 막아 장기 손상을 최소화하는 것입니다. 치료의 핵심은 면역 체계의 과도한 활동을 억제하는 것입니다.

1차 치료제로는 스테로이드가 가장 흔하게 사용됩니다. 스테로이드는 강력한 항염증 및 면역 억제 효과를 보이며, 대부분의 환자에서 빠른 증상 개선을 가져옵니다. 하지만 장기간 사용 시 여러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어, 증상이 호전되면 서서히 용량을 줄여나가야 합니다.

스테로이드만으로 효과가 부족하거나 재발하는 경우, 또는 부작용 때문에 스테로이드를 사용하기 어려운 경우에는 면역억제제를 추가로 사용하거나, 특정 면역세포(B세포)를 표적으로 하는 생물학적 제제인 리툭시맙(Rituximab)과 같은 신약을 고려할 수 있습니다. 다행히 IgG4 관련 질환은 산정특례 대상에 포함되는 희귀질환이므로, 치료 비용 부담을 일부 덜 수 있습니다.

건강한 삶을 위한 꾸준한 관리

치료 후에도 재발 가능성이 있으므로 꾸준한 관리가 매우 중요합니다. 정기적인 병원 방문과 검사를 통해 질병의 활성도를 모니터링해야 합니다. 또한, 건강한 생활 습관을 유지하는 것이 질병 관리에 큰 도움이 됩니다.

특별히 정해진 식단은 없지만, 전반적인 건강을 위해 균형 잡힌 식사를 하는 것이 좋습니다. 특히 췌장 침범이 있는 경우, 기름진 음식을 피하고 소화가 잘되는 음식을 섭취하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규칙적인 운동은 면역 체계를 안정시키고 전반적인 신체 기능을 향상시키는 데 긍정적인 영향을 줍니다.

희귀질환을 진단받고 치료하는 과정은 심리적으로도 큰 부담이 될 수 있습니다. 스트레스는 면역 체계에 영향을 줄 수 있으므로, 긍정적인 마음을 유지하고 필요하다면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도 중요합니다. 꾸준한 관리를 통해 질병을 안정적으로 조절하고 건강한 삶의 질을 유지하는 것이 최종 목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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