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테이블 코인, 법정화폐 담보 방식의 숨겨진 리스크 4가지



스테이블 코인에 투자하고 ‘안전하다’고만 생각하시나요? 1달러 가치에 고정되니 은행 예금처럼 느껴지시죠? 하지만 그 가치 안정성이라는 믿음 뒤에는 우리가 잘 모르는 숨겨진 함정이 있을 수 있습니다. 실제로 많은 투자자들이 ‘안전자산’이라는 말만 믿고 디파이(DeFi) 예치, 스테이킹 등에 활용했다가 예상치 못한 리스크에 직면하기도 했습니다. 여러분의 소중한 자산을 지키기 위해, 법정화폐 담보 스테이블 코인의 이면을 들여다볼 필요가 있습니다.

법정화폐 담보 스테이블 코인의 핵심 리스크 3줄 요약

  • 담보로 맡겨둔 준비금이 정말 100% 안전한 현금인지 완전히 투명하게 공개되지 않습니다.
  • 발행을 관리하는 중앙화된 주체가 존재하기 때문에, 정부 규제나 회사 방침에 따라 자산이 동결될 위험이 있습니다.
  • 시장 위기 상황에서 대규모 환매 요청이 몰리면 일시적으로 1달러 가치를 유지하지 못하는 디페깅 현상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준비금의 불투명성, 보이지 않는 위험

법정화폐 담보 스테이블 코인은 발행된 코인의 수량만큼이나 동일한 가치의 법정화폐를 준비금으로 보유함으로써 그 가치를 1달러에 연동(페깅)합니다. 이론상으로는 완벽해 보입니다. 하지만 우리가 던져야 할 질문은 ‘그 준비금을 어떻게 신뢰할 수 있는가?’ 입니다. 세계 최대 시가총액을 자랑하는 USDT(테더)는 오랫동안 준비금의 투명성 문제로 비판을 받아왔습니다. 과거 테더는 보유한 준비금이 100% 미국 달러 현금이라고 주장했지만, 현재는 기업어음, 채권 등 다양한 자산으로 구성되어 있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감사 보고서의 한계

물론 서클(Circle)사가 발행하는 USDC 같은 스테이블 코인들은 매달 회계법인의 감사 보고서를 통해 준비금 내역을 공개하며 투명성을 높이려 노력합니다. 하지만 이 보고서조차 특정 시점의 스냅샷일 뿐, 실시간으로 준비금이 안전하게 보관되고 있는지 100% 증명하기는 어렵습니다. 만약 준비금에 포함된 자산의 가치가 급락하는 블랙스완 같은 이벤트가 발생한다면, 스테이블 코인의 가치 안정성은 심각하게 흔들릴 수 있습니다. 이는 곧 투자자들의 신뢰 문제와 직결됩니다.



중앙화된 통제, 탈중앙화 금융의 딜레마

탈중앙화(Decentralization)는 암호화폐의 핵심적인 가치 중 하나입니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가장 널리 사용되는 스테이블 코인들은 대부분 중앙화된 주체에 의해 발행되고 통제됩니다. 이는 디파이(DeFi) 생태계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스테이블 코인의 근본적인 딜레마를 보여줍니다. 예를 들어, 해외 송금이나 결제 수단으로 스테이블 코인을 사용할 때, 우리는 발행사의 정책과 규제 당국의 요구에 자유로울 수 없습니다.

자산 동결 가능성

USDT를 발행하는 테더나 USDC를 발행하는 서클은 자금세탁방지(AML) 및 고객확인제도(KYC) 규정을 준수하기 위해 특정 지갑 주소를 동결할 수 있는 권한을 가집니다. 만약 사용자의 지갑이 불법적인 활동에 연루되었다고 의심되면, 발행사는 해당 지갑의 스테이블 코인을 거래할 수 없도록 막아버릴 수 있습니다. 이는 사용자가 자신의 자산에 대한 완전한 통제권을 갖지 못한다는 것을 의미하며, 탈중앙화를 기대했던 사용자들에게는 상당한 리스크로 작용합니다.



구분 탈중앙화 암호화폐 (예: 비트코인) 중앙화 스테이블 코인 (예: USDC, USDT)
발행 주체 없음 (프로토콜에 의해 자동 발행) 중앙화된 기업 (서클, 테더 등)
자산 통제권 개인 키를 소유한 사용자 사용자 및 발행사 (동결 가능)
규제 영향 간접적 (거래소 규제 등) 직접적 (발행사 대상 규제)

강화되는 규제와 미래의 불확실성

각국 정부와 금융 당국은 스테이블 코인이 기존 금융 시스템에 미칠 영향을 예의주시하고 있습니다. 스테이블 코인의 시가총액이 커지고 활용 범위가 넓어지면서, 이를 제도권 안으로 편입시키려는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습니다. 유럽의 MiCA(Markets in Crypto-Assets), 한국의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 등은 이러한 흐름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이러한 규제 강화는 단기적으로는 시장에 불확실성을 더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스테이블 코인 발행사에 대한 준비금 요건이 강화되거나, 특정 유형의 자산을 준비금으로 편입하지 못하게 하는 규제가 생길 경우, 이는 해당 스테이블 코인의 운영 방식에 직접적인 타격을 줄 수 있습니다. 또한, 중앙은행이 직접 발행하는 디지털화폐인 CBDC의 등장은 장기적으로 기존 스테이블 코인의 역할을 대체할 가능성도 제기됩니다.



순간의 균열, 디페깅(De-pegging) 리스크

디페깅은 스테이블 코인의 가치가 기준이 되는 1달러에서 벗어나는 현상을 말합니다. 법정화폐 담보 스테이블 코인은 알고리즘 스테이블 코인이었던 테라(UST)의 붕괴 사태와 같은 극단적인 위험은 적다고 여겨지지만, 디페깅 가능성에서 완전히 자유롭지는 않습니다.

신뢰가 무너지는 순간

시장에 극심한 공포가 확산되거나 발행사의 준비금에 대한 신뢰가 무너지면, 투자자들은 너도나도 스테이블 코인을 법정화폐로 바꾸기 위해 몰려들 것입니다. 이러한 대규모 인출 사태(뱅크런)가 발생하면, 발행사가 보유한 현금성 자산만으로는 모든 요구를 감당하지 못할 수 있습니다. 준비금에 포함된 채권 등의 자산을 급하게 매각하는 과정에서 손실이 발생하면, 이는 스테이블 코인의 가치 하락으로 이어져 디페깅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과거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사태 당시, USDC가 준비금의 일부를 해당 은행에 예치하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일시적으로 1달러 아래로 가치가 하락하는 디페깅을 겪기도 했습니다.

따라서 스테이블 코인을 단순히 ‘안전한 달러’로만 생각하고 포트폴리오의 전부를 할당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법정화폐 담보 방식이 가진 구조적인 한계와 숨겨진 리스크를 충분히 이해하고, 분산 투자의 관점에서 접근하는 지혜가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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