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외 활동 중 생긴 작은 상처, 혹은 밭일을 하다가 긁힌 자국을 대수롭지 않게 넘기신 적 있으신가요? “이 정도 상처쯤이야”라고 생각하고 방치했다가, 온몸이 뻣뻣해지고 극심한 통증에 시달리는 무서운 질병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바로 파상풍 이야기입니다. 아주 작은 상처라도 결코 안심할 수 없는 파상풍, 초기증상을 미리 알아두는 것만으로도 최악의 상황을 막을 수 있습니다.
파상풍, 핵심만 콕 집어 알려드릴게요
- 파상풍은 흙이나 녹슨 금속 등에 있던 파상풍균이 상처를 통해 몸속으로 들어와 신경 독소를 만들어내는 감염성 질환입니다.
- 초기에는 상처 주변 근육이 뻣뻣해지는 느낌이 들다가, 턱 근육 마비(개구장애), 안면 경련, 음식을 삼키기 힘든 연하곤란 증상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 가장 확실한 예방법은 10년 주기로 Tdap 또는 Td 백신을 추가 접종하는 것이며, 상처가 생겼을 때 즉시 올바르게 소독하고 병원을 찾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파상풍은 왜, 어떻게 감염될까요?
보이지 않는 위협, 파상풍균
파상풍의 원인은 ‘클로스트리디움 테타니(Clostridium tetani)’라는 이름의 세균, 즉 파상풍균입니다. 이 균은 산소가 없는 환경에서 잘 자라는 특징이 있으며, 흙, 동물 분변, 녹슨 못 등 우리 주변 어디에나 존재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파상풍균이 상처를 통해 우리 몸에 들어오면 번식하면서 강력한 신경 독소를 뿜어냅니다. 이 독소가 우리 몸의 신경계에 작용하여 전신의 근육을 비정상적으로 수축시키고 마비시키는 것입니다.
‘녹슨 못’에만 걸린다는 오해
많은 사람들이 파상풍은 녹슨 못에 찔렸을 때만 걸린다고 생각하지만, 이는 사실이 아닙니다. 물론 녹이 슬 정도로 오래 방치된 금속은 파상풍균이 살기 좋은 환경일 수 있지만, 균 자체는 흙이나 동물의 분변에도 널리 퍼져 있습니다. 따라서 다음과 같은 다양한 경로로 감염될 수 있습니다.
- 야외 활동 중 넘어져서 생긴 상처
- 동물에게 물리거나 할퀸 상처
- 화상이나 깊게 찔린 상처
- 비위생적인 환경에서의 피어싱이나 문신
- 신생아의 경우, 비위생적인 탯줄 관리 (신생아 파상풍)
잠복기와 기간별 증상, 미리 알아두세요
증상이 나타나기까지의 시간, 잠복기
파상풍균에 감염되었다고 해서 바로 증상이 나타나는 것은 아닙니다. 평균적으로 3일에서 21일 사이의 잠복기를 거치지만, 상처의 깊이나 오염 정도에 따라 하루 만에 나타나거나 몇 달 뒤에 나타나기도 합니다. 일반적으로 잠복기가 짧을수록 증상이 심각하고 예후가 좋지 않은 경향이 있습니다.
시간에 따라 달라지는 파상풍 증상
파상풍의 증상은 시간에 따라 점차 심해지는 양상을 보입니다. 초기에 나타나는 미세한 신호를 놓치지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
| 시기 | 주요 증상 |
|---|---|
| 초기 증상 | 상처 주변 근육의 뻣뻣함과 근육 수축, 턱이 뻣뻣해지는 느낌(턱 뻣뻣함), 목 경직, 두통, 발열, 오한 등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
| 증상 진행기 | 입을 열기 힘들어지는 개구장애, 음식을 삼키기 힘든 연하곤란이 나타납니다. 얼굴 근육이 수축하며 비웃는 듯한 표정이 되는 ‘경련미소’가 특징적으로 나타나기도 합니다. |
| 전신 경련기 | 작은 소리나 빛 같은 사소한 자극에도 전신 근육에 강력한 경련이 발생합니다. 등 근육이 수축해 몸이 활처럼 휘는 후궁반장 현상이 나타날 수 있으며, 호흡 근육이 마비되어 호흡 곤란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
파상풍 대처 및 예방 가이드
상처 발생 시 올바른 응급처치
파상풍 감염을 막기 위해서는 상처가 생겼을 때의 초기 대응이 매우 중요합니다. 상처 부위를 깨끗한 물로 씻어내고 소독하여 균의 침입을 최소화해야 합니다. 특히 상처가 깊거나 흙, 이물질 등으로 오염되었다면 즉시 응급실이나 병원을 방문하여 전문적인 상처 관리를 받아야 합니다. 병원에서는 괴사 조직을 제거하는 변연절제술 등을 통해 균이 번식할 환경을 제거합니다.
가장 확실한 예방법, 예방접종
파상풍은 예방접종을 통해 충분히 막을 수 있는 질병입니다. 영유아기에 기본 접종을 마쳤더라도, 파상풍 톡소이드 백신의 효과는 영구적이지 않으므로 10년마다 추가 접종을 해야 면역력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
- Tdap 백신: 파상풍, 디프테리아, 백일해를 함께 예방하는 백신입니다.
- Td 백신: 파상풍과 디프테리아를 예방하는 백신입니다.
성인은 10년 주기로 Tdap 또는 Td 백신 중 하나를 선택하여 추가 접종하는 것이 권장됩니다. 자신의 예방접종 기록을 확인하고, 마지막 접종일로부터 10년이 지났다면 가까운 내과나 감염내과, 보건소 등에서 접종을 받는 것이 좋습니다.
파상풍 감염 시 치료 방법
파상풍으로 진단되면 즉시 입원 치료가 필요하며, 보통 집중치료실에서 관리합니다. 치료는 더 이상의 독소 생성을 막고, 이미 퍼진 독소를 중화시키며, 근육 경련을 조절하는 데 초점을 맞춥니다.
- 항독소 및 면역글로불린(TIG): 몸속에 퍼진 독소를 중화시키는 역할을 합니다.
- 항생제: 페니실린이나 메트로니다졸 등의 항생제를 투여하여 파상풍균을 제거합니다.
- 근육 이완제 및 진정제: 디아제팜과 같은 약물을 사용하여 고통스러운 근육 경련과 강직을 조절합니다.
치료 과정에서는 작은 자극도 경련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환자를 조용하고 어두운 환경에서 안정시키는 것이 중요합니다. 파상풍을 앓고 회복하더라도 자연 면역이 생기지 않으므로, 회복 후에도 재감염 방지를 위해 예방접종을 완료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