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이 뻐근하고 아파서 파스만 붙이고 계신가요? 혹시 허리 디스크인가 싶어 정형외과만 전전하고 있지는 않으신가요? 많은 분들이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등 통증, 특히 단순 근육통이나 요통으로 생각했던 그 통증이 사실은 우리 몸 깊숙한 곳에 위치한 ‘췌장’이 보내는 심각한 위험 신호일 수 있습니다. 이 결정적 차이점을 놓치면 ‘침묵의 암’이라 불리는 췌장암의 조기 진단 시기를 놓칠 수 있습니다.
췌장암 등통증, 핵심 요약 3가지
- 췌장암으로 인한 등통증은 주로 명치 뒤쪽이나 등 중앙에서 약간 왼쪽 부근에 깊고 묵직하게 나타납니다.
- 자세를 바꾸거나 쉬어도 호전되지 않고, 특히 밤에 누웠을 때 통증이 더 심해지는 경향이 있습니다.
- 일반 요통과 달리, 몸을 앞으로 숙이거나 등을 굽히면 통증이 일시적으로 완화되는 특징을 보입니다.
췌장암 등통증, 정확히 어디가 어떻게 아픈 걸까?
췌장암을 의심할 수 있는 등통증은 일반적인 근육통이나 허리 디스크 증상과는 분명한 차이가 있습니다. 그 차이를 알기 위해서는 먼저 췌장의 위치와 통증의 원리를 이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췌장의 위치와 통증의 원리
췌장은 위(胃)의 뒤쪽, 등뼈 가까이에 깊숙이 자리 잡고 있는 장기입니다. 이렇게 몸속 깊은 곳, 복막 뒤쪽에 위치하기 때문에 췌장에 문제가 생겨도 초기에는 증상을 느끼기 어렵습니다. 췌장암 종양이 점점 커지면서 주변의 신경이나 조직을 압박하기 시작하면 통증이 발생하는데, 이 통증이 등 쪽으로 뻗어 나가는 ‘방사통’ 또는 ‘연관통’의 형태로 나타나는 것입니다. 특히 췌장의 몸통이나 꼬리 부분에 암이 생기면 등통증이 더 흔하게 나타날 수 있습니다.
통증의 핵심 위치 명치 뒤쪽부터 등 중앙까지
췌장암 등통증의 가장 특징적인 위치는 ‘명치 뒤쪽’에서부터 ‘등 중앙’ 또는 ‘등 중앙에서 약간 왼쪽’ 부위입니다. 환자들은 흔히 “등 안쪽 깊숙한 곳이 아프다”, “아픈 부위를 정확히 짚어내기 어렵다”고 표현합니다. 때로는 왼쪽 어깨나 옆구리 통증으로 느껴지기도 합니다. 허리 아래쪽보다는 등의 상부나 중앙부에 통증이 집중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통증의 양상 일반 요통과 이것이 다르다
췌장암 등통증은 단순 근육통처럼 ‘결린다’거나 ‘뻐근하다’는 느낌과는 다릅니다. 주로 다음과 같은 특징을 보입니다.
- 깊고 묵직한 통증 뱃속 깊은 곳에서부터 등까지 꿰뚫는 듯한 느낌의 통증입니다.
- 지속적인 통증 근육통처럼 쉬면 나아지는 것이 아니라, 통증이 시작되면 한 시간 이상 계속되는 등 꾸준히 지속됩니다.
- 찌르거나 찢어지는 듯한 통증 암이 진행될수록 통증의 강도가 심해지며, 찌르거나 찢어지는 듯한 날카로운 통증이 나타나기도 합니다.
- 밤에 심해지는 통증 활동할 때보다 밤에 가만히 누워 있을 때 통증이 더 심하게 느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당신의 등통증, 췌장암 신호일까? 결정적 차이점 확인하기
등통증의 원인은 매우 다양하며, 대부분은 근골격계 질환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하지만 췌장암이 보내는 신호를 놓치지 않기 위해서는 다음의 결정적인 차이점들을 반드시 확인해야 합니다.
자세에 따라 달라지는 통증
췌장암 등통증의 가장 중요한 감별 포인트는 ‘자세의 변화’에 따른 통증 양상입니다. 허리를 펴거나 바로 누우면 췌장이 척추 신경을 더 압박하게 되어 통증이 심해집니다. 반면, 몸을 앞으로 숙이거나 등을 새우처럼 굽히면 일시적으로 통증이 완화되는 특징이 있습니다. 이는 일반적인 허리 디스크 증상(숙일 때 통증 악화)과는 정반대의 양상입니다.
근육통, 허리 디스크와 비교해보기
여전히 헷갈린다면 아래 표를 통해 자신의 증상을 비교해 보세요. 이 작은 차이가 조기 진단의 결정적인 단서가 될 수 있습니다.
구분 | 췌장암 등통증 | 근육통/담 | 허리 디스크 |
---|---|---|---|
주요 통증 위치 | 명치 뒤쪽, 등 중앙, 약간 왼쪽 | 특정 근육 부위, 어깨, 등 날개뼈 주변 | 허리 아래, 엉덩이, 다리 저림 동반 |
통증 양상 | 깊고 묵직함, 지속적, 밤에 악화 | 뻐근함, 결림, 움직일 때 악화 | 찌릿함, 다리로 뻗치는 방사통 |
자세 변화 | 몸을 앞으로 숙이면 완화, 누우면 악화 | 스트레칭이나 휴식 시 완화 | 숙이거나 앉아있을 때 악화, 누우면 완화 |
동반 증상 | 소화불량, 체중 감소, 황달, 지방변 | 특정 동작 시 통증 유발 | 다리 저림, 감각 이상, 근력 약화 |
등통증 외에 놓치지 말아야 할 췌장암 초기증상
췌장암 등통증은 암이 어느 정도 진행된 후에 나타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따라서 등통증과 함께 다음과 같은 증상이 나타난다면 즉시 병원을 찾아야 합니다.
소화기 증상과 체중 변화
뚜렷한 이유 없는 복통, 특히 상복부 통증이 가장 흔한 초기 증상 중 하나입니다. 식욕 부진, 소화불량, 복부 팽만감, 구토, 오심 등의 증상이 지속되고, 특별한 노력 없이 몇 달에 걸쳐 체중이 5kg 이상 감소했다면 위험 신호일 수 있습니다. 또한, 췌장 기능 저하로 지방 소화가 어려워져 기름지고 악취가 나는 지방변이나 회색변을 볼 수도 있습니다.
황달과 소변 색의 변화
췌장 머리 부분에 종양이 생기면 담즙이 내려가는 길을 막아 황달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황달이 생기면 눈의 흰자위와 피부가 노랗게 변하고, 피부 가려움증이 동반될 수 있습니다. 소변 색깔이 진한 갈색이나 붉은색으로 변하고, 대변 색은 회색빛으로 옅어지는 변화가 나타납니다.
갑작스러운 당뇨병 발생
췌장은 혈당을 조절하는 인슐린을 분비하는 기관입니다. 이전에 당뇨병이 없던 50대 이상 성인에게 갑자기 당뇨병이 생기거나, 기존에 있던 당뇨병이 잘 조절되지 않고 악화된다면 췌장암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습니다.
췌장암이 의심될 때, 어떻게 해야 할까?
망설이지 말고 소화기내과 방문
앞서 언급된 증상 중 하나라도 해당된다면, 주저하지 말고 소화기내과 전문의의 진료를 받아야 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등통증 때문에 정형외과를 먼저 찾지만, 소화기 증상이나 체중 감소 등이 동반된다면 반드시 소화기내과를 방문하여 정확한 원인을 파악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정확한 진단을 위한 검사 방법들
췌장암 진단을 위해서는 여러 가지 검사가 필요합니다. 복부 초음파는 가장 기본적인 검사이지만, 췌장이 다른 장기에 가려져 있어 정확도가 떨어질 수 있습니다. 따라서 췌장암이 의심될 때는 다음과 같은 정밀 검사를 시행합니다.
- 복부 CT(컴퓨터 단층촬영) 췌장암 진단에 가장 중요한 검사로, 작은 암도 비교적 정확하게 찾아낼 수 있습니다.
- 내시경 초음파(EUS) 내시경 끝에 달린 초음파로 위나 십이지장을 통해 췌장을 매우 가까이에서 관찰하여 작은 종양까지 발견할 수 있는 정밀 검사입니다.
- MRI(자기공명영상) CT 검사를 보완하여 종양의 상태를 더 자세히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 종양 표지자 검사(CA19-9) 혈액 검사를 통해 췌장암 관련 수치를 확인하지만, 초기에는 정상일 수 있어 다른 영상 검사와 함께 진단에 활용됩니다.
췌장암은 조기 발견이 매우 어려운 암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하지만 몸이 보내는 작은 신호, 특히 다른 요통과 구별되는 ‘췌장암 등통증’의 특징을 잘 알아두고 관련 증상에 주의를 기울인다면 생존율을 높이는 결정적인 기회를 잡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