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라리 SUV? 상상만으로도 어색한 조합에 고개를 갸웃거리셨나요? 도로 위를 달리는 수많은 SUV 사이에서 단연 돋보이는, 하지만 어딘가 이질적인 실루엣에 나도 모르게 시선을 빼앗긴 경험이 있으신가요? 그리고 “저 차는 도대체 뭐지?”라는 궁금증에 사로잡혔다면, 당신은 이미 페라리 프로산게의 압도적인 존재감에 빠져든 것입니다. 사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페라리가 SUV를 만든다는 것은 상상하기 어려운 일이었습니다. 하지만 시대의 흐름과 소비자들의 요구에 부응하며, 페라리는 브랜드 역사상 최초의 4도어 4인승 모델인 프로산게를 세상에 내놓았습니다. 이는 단순한 SUV가 아닌, ‘페라리 유틸리티 차량(FUV)’이라는 새로운 장르의 시작을 알리는 신호탄이었습니다.
페라리 프로산게, 핵심만 3줄 요약
- 페라리의 심장, V12 자연흡기 엔진을 품은 유일무이한 4도어 4인승 모델로, 타협 없는 성능을 자랑합니다.
- SUV의 실용성과 스포츠카의 공기역학 디자인을 결합하여, 도로 위 모든 시선을 사로잡는 독보적인 실루엣을 완성했습니다.
- 롤스로이스에서나 볼 수 있던 코치 도어와 세계 최초로 적용된 페라리 액티브 서스펜션 시스템으로 럭셔리함과 혁신을 모두 담았습니다.
순종(Purosangue)의 의미를 담은 디자인 철학
페라리 프로산게(Purosangue)는 이탈리아어로 ‘순종’ 또는 ‘서러브레드(thoroughbred)’를 의미합니다. 이는 페라리가 브랜드의 정통성과 스포츠카 DNA를 잃지 않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담은 이름입니다. 실제로 페라리는 이 차를 단순한 SUV(Sport Utility Vehicle)가 아닌, FUV(Ferrari Utility Vehicle)라 칭하며 기존 럭셔리 SUV 시장의 경쟁 모델들과 선을 긋습니다. 람보르기니 우루스, 애스턴마틴 DBX, 벤틀리 벤테이가와 같은 경쟁자들이 있지만, 프로산게는 프론트 미드십 엔진 구조와 트랜스 액슬 레이아웃을 통해 49:51이라는 이상적인 무게 배분을 실현하며 페라리 고유의 핸들링과 주행 감각을 유지했습니다. 이는 F1 기술과 GTC4 루쏘, 로마, 812 슈퍼패스트 등 페라리의 상징적인 모델들로부터 계승된 디자인 및 기술 철학이 집약된 결과입니다.
시선을 강탈하는 4가지 디자인 포인트
1. 그릴을 삭제한 대담한 전면부와 공기역학
프로산게의 전면부에서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은 바로 전통적인 라디에이터 그릴이 없다는 점입니다. 대신 하부에 위치한 상반각(dihedral) 디자인이 그 자리를 대체하며, 이는 페라리의 공기역학 기술이 집약된 ‘에어로 브리지’ 컨셉과 연결됩니다. 보닛 양쪽에 위치한 ‘ㄷ’자 형태의 주간주행등(DRL)은 공기흡입구와 절묘하게 어우러져 강렬한 인상을 남깁니다. 이는 단순히 심미적인 요소를 넘어, 엔진의 열을 식히고 다운포스를 생성하는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하며 페라리의 F1 기술력이 녹아있음을 보여줍니다.
2. 우아함의 극치, 코치 도어 (Coach Door)
페라리 프로산게의 가장 큰 디자인 특징 중 하나는 바로 뒷문이 일반적인 방식과 반대로 열리는 ‘코치 도어’를 채택했다는 점입니다. 롤스로이스와 같은 초호화 럭셔리 브랜드에서 주로 사용되는 이 방식은 B필러가 없는 듯한 개방감을 선사하며, 뒷좌석 승객의 승하차 편의성을 극대화합니다. 앞문은 63도, 뒷문은 79도까지 활짝 열리며, 문이 닫혔을 때 상상했던 것보다 훨씬 넓고 안락한 실내 공간을 마주하게 됩니다. 특히 뒷문은 실내 B필러에 위치한 버튼으로 부드럽게 여닫을 수 있어 럭셔리함을 더합니다.
3. 4개의 독립된 시트와 듀얼 콕핏 인테리어
실내는 페라리 역사상 처음으로 4개의 독립된, 개별적으로 조절 가능한 좌석이 설치되었습니다. 모든 좌석은 열선 및 전동 조절 기능을 기본으로 제공하며, 앞좌석에는 5가지 모드의 마사지 기능까지 탑재되어 있습니다. 운전석과 조수석은 SF90 스트라달레나 로마에서 선보였던 ‘듀얼 콕핏’ 구조를 계승하여, 동승자 역시 10.2인치 디스플레이를 통해 주행 정보를 공유하며 드라이빙의 즐거움을 함께 느낄 수 있도록 설계되었습니다. 최고급 가죽과 카본 파이버, 알칸타라 소재가 아낌없이 사용되었으며, 부메스터(Burmester) 오디오 시스템은 최상의 음향 경험을 제공합니다. 또한, 넉넉한 트렁크 용량은 페라리 모델 중 가장 실용적인 공간 활용성을 자랑하며, 뒷좌석을 접으면 패밀리카로서의 가능성까지 보여줍니다.
주요 실내 사양 | 상세 내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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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트 구성 | 4개의 독립된 열선 및 전동 조절 시트 |
앞좌석 기능 | 5가지 모드 마사지 기능, 10개 에어백 |
인테리어 구조 | 운전석-조수석 대칭형 듀얼 콕핏 (Dual Cockpit) |
디스플레이 | 운전석 및 조수석 10.2인치 디지털 디스플레이 |
오디오 시스템 | 부메스터 (Burmester) 하이엔드 서라운드 사운드 시스템 |
편의 기능 | 공기질 센서, 파노라믹 루프 (옵션) |
4. 눈에 보이지 않는 혁신, 페라리 액티브 서스펜션
도로 위에서 프로산게의 자세를 완벽하게 제어하는 비밀은 바로 세계 최초로 적용된 ‘페라리 액티브 서스펜션 시스템(Ferrari Active Suspension Technology)’에 있습니다. 캐나다의 멀티매틱(Multimatic)사와 협력하여 개발한 이 시스템은 48V 전기 모터를 사용하여 각 휠의 댐퍼를 개별적이고 능동적으로 제어합니다. 이 혁신적인 기술 덕분에 차체의 롤링을 억제하는 안티 롤 바가 필요 없어졌으며, 코너링 시나 울퉁불퉁한 노면에서도 차체를 안정적으로 유지하여 스포츠카와 같은 민첩한 핸들링과 편안한 승차감을 동시에 구현합니다. 여기에 GTC4루쏘에서 진화한 사륜구동 시스템(4RM-S)과 812 컴페티치오네의 후륜 조향 기술, 그리고 다양한 주행 모드가 결합되어 어떠한 도로 환경에서도 최고의 성능을 발휘합니다.
심장을 울리는 V12 자연흡기 엔진의 포효
페라리 프로산게의 보닛 아래에는 브랜드의 상징과도 같은 6.5리터 V12 자연흡기 엔진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F140IA라는 엔진 코드를 가진 이 심장은 8단 듀얼클러치 변속기와 맞물려 최고출력 725마력, 최대토크 73kg.m라는 막강한 성능을 뿜어냅니다. 정지 상태에서 100km/h까지 단 3.3초 만에 도달하며, 최고속도는 310km/h에 달합니다. 특히 낮은 회전수인 2,100rpm에서 이미 최대토크의 80%가 발휘되어 언제든 폭발적인 가속감을 경험할 수 있습니다. 드라이섬프 방식과 고압 직분사 시스템 등 F1에서 파생된 기술들이 적용되어 효율성까지 높였습니다. 하지만 무엇보다 V12 자연흡기 엔진이 선사하는 특유의 짜릿한 배기음은 그 어떤 타협도 거부한 페라리의 ‘순종’ 혈통을 증명합니다.
소유의 가치와 까다로운 구매 조건
페라리 프로산게의 가격은 5억 원대 중후반에서 시작하며, 다양한 옵션을 추가하면 가격은 더욱 높아집니다. 하지만 높은 가격보다 더 큰 장벽은 바로 까다로운 구매 조건입니다. 한정된 생산량으로 인해 기존 페라리 오너에게 우선적으로 구매 기회가 주어지며, 신규 고객의 경우 오랜 출고 대기를 감수해야 합니다. 이는 프로산게의 희소 가치를 높이는 요인이 되며, 단순히 돈만으로는 소유할 수 없는 브랜드 가치를 대변합니다. 법인차 구매 시 감가상각이나 유지비, 세금, 보험료 등 고려해야 할 부분이 많지만, 프로산게는 단순한 이동 수단을 넘어 성공의 상징이자 최고의 만족감을 선사하는 특별한 존재임이 분명합니다.